비행기 안에 있을 내 친구에게
27 Oct 2004 No Comments
in 친구
네가 타고 있는 비행기는 너를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해 주겠다.
우선 나는 네가 내곁에 없다는것이 무척 섭섭하다. 물론 자주 만나
얼굴을 볼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음에도 그저 네가 바다건너 먼
나라로 간다고 하니 마음이 허전했다. 그리고 그곳이 선진국
(물론 중국은 문화와 예술 역사의 선진국이지만..) 이 아니란
사실이 걱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네가 부럽다.
아이와 남편 그리고 직장, 갚아나가야 하는 대출금, 할부금이
있는 나로서는 비행기를 타고 있는 너는 톰행크스가 나오던
영화의 첫장면처럼 한가닥의 깃털같다.
저어먼 하늘 끝으로 부터 한없이 가볍게 중력의 무게조차
없이 창공을 이리저리 다니는..
네가 먼훗날 결혼하고 또 아이가 생기고 무언가 네 어깨위로
배낭을 지게 되면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 알게 될것이다.
나는 네가 자랑스럽다.
네가 사람들이 모두 말하는 시쳇말로 ‘잘나가는” 사람이 아니기에
나는 네가 더욱 자랑스럽다. 영어로 present 는 선물도 되고
또 현재도 된다더라. 자기가 처한 상황에 쓸데없는 걱정이나
미련을 담담히 털어내고 미래를 향해 서둘지 않고 걸어가는 네
모습이 나는 자랑스럽다. 과거에서 배우고 미래를 계획해 나가는
사람이 되어 오늘 읽은책처럼 -present- 현명한 사람이 되어주
었으면 좋겠다.
경희야 !
마음속을 많은 두려움과 걱정들이 있었을텐데 부모님이나 친구
또한 네가 아는 많은 동생들에게 담담히 떠나는 모습을 보일수
있는 너의 어른스러움으로 반드시 새로운 세상에서 잘 적응할
거라고 믿는다.
너와 함께 했던 노보텔에서 아침식사는 아주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을꺼같다. 그 기억은 박카스한병처럼 오랜 나의 지루함에 활력
이 되어주었다. 또 말하지만 네가 돈을냈기에 더욱 ^^
언젠가 나도 너의 오랜 지루함에 박카스가 될수 있을꺼라 믿는다
친구란 나의 또다른 모습이라 하더라.
비록 내가 컴퓨터 앞에서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고
또 집으로 돌아가 아이를 돌보며
남편과 라면을 끓여먹는 날이 당분간 계속될지라도
네가 어느 먼나라에서 겪는 일들, 만나는 사람들이
나와 너를 통해 간접적으로 만나게 되고 그것을 통해
너와, 나 그리고 세상이 교류되길 바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를 걱정하지만,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가 잘 할거라 믿어주는것 처럼 나역시도 네가 잘할것을 믿는다.
비행기속에서 많은 계획들과 상념에 잠겨있을 너를 생각하니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우리가 만날날이 생각보다 빨리올지라도
생각보다 늦게 올지라도
정말 그럴리야 없겠지만 다시 못볼지라도
담담히 각자 주어진 길을 걸어가자.
행운이 함께해주어
언젠가 우리다시 만나는 날엔 빛나는 열매를 보여줄수 있다면
좋겠다.
-혜연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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