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경절(国庆节)’의 북경 천안문 풍경

중국에서 가장 길고 거하게 쉬는 공휴일에는 우리나라의 음력설과 같은 춘절(春节)‘, 5월 1일 ‘노동절‘, 그리고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것을 기념하는 10월 1일 국경절(国庆节)‘이 있다. 어제, 2006년 10월 1일은 바로 1949년 천안문에서 모택동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을 선포한지 57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중국에서는 이렇게 기념할만한 일이 있다거나 오랫만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장기 휴가를 받게 되면 그야말로 ‘민족 대이동’이 이루어진다. 인구 4천만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설이나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아가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하면 도로가 꽉 막히고 온천지가 사람들로 가득한 것같은데, 중국의 13억 인구가 움직인다고 생각해보시길. 국경절 기념을 위해 이것저것 꾸며놓은 천안문 광장은 물론이고, 만리장성, 이화원 같은 곳에 지방 곳곳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그야말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뤄 발디딜 틈도 없게 된다. 고로, 이런 때 천안문에 구경하러 간다는 것은 거의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 오후 가족들과 함께 ‘사람이 너무 많아 구경을 못하면 사람을 구경하자’는 마음으로천안문 광장으로 향했다. 미리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서였을까. 북적이는 많은 인파를 헤치며 사진을 찍고 구경하는 일이 그리 끔찍하지만은 않았다.

모택동 사진이 걸려있는 천안문 위에는 평소에는 없던 홍등이 걸리고 분수가 솟아오르는가 하면, 건너편 모택동기념관 ‘인민영웅기념비’앞에는 옛날 옛적 교과서에서 봤던 ‘쑨원’의 큰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그리고 북경과 티벳의 라싸를 직통으로 연결하는 철도가 개통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되는 ‘포탈라궁’의 모형이 제법 그럴싸하게 만들어져 있고, 다른 한쪽에는 2008년 북경올림픽 마스코트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더 볼 것이 있을까 둘러보았지만, 위에 있는 것들 이외에 볼만한 것은 없는 듯. 생각보다 그리 특별하지도 않은데 전국 각지에서 그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면, 무언가를 보기 위해서 온다기 보다는 나라의 성립이 선포된 역사적 의의 때문에 오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몇 번 지나가곤 했던 천안문 앞의 이 길에 대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닥에 구멍이 두 개 뚫려 있는 타일처럼 보이는 저 돌의 용도가 바로 ‘비상용 화장실’이란다!!!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몇 십년전만해도 수십만 인파들이 갑자기 모여들면 일반 공중 화장실로는 그 수요를 다 감당할 수 없어서 이 길거리에 있는 저 돌을 빼내고 천막을 쳐서 화장실로 썼다고 하는데, 정말 상상이 되질 않는다.

2004년 국경절을 맞아 나들이를 나서는 사람들의 사진을 찾았다. 정말 끔찍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지 않은가!!!

중화 ‘먼지’ 공화국

        

북경 시내 구워마오에 있는 우리집 아파트 단지 앞에 세워 둔 이 차, 얼마 동안이나 세워뒀는지는 모르지만 쌓인 먼지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 집앞에 큰 상가 건물을 짓고 있는 공사장이 있어서 먼지가 많이 날리기도 하지만 북경 기후의 가장 큰 특징인 바람도 크게 한몫하는 듯.
특히 황사가 심했던 지난 4월에는 이보다 더 심했다는데, 내년 봄이 다가오는 것이 두려울 뿐이다. 

엉터리 국민체조

마라톤 연습을 위해 남편과 매일 아파트내 공원을 슬슬 달리곤 한다.
뛰기 전에 항상 준비운동을 하는데, 내가 하는 국민체조 중 ‘온몸운동’이 넘 웃기댄다.-_-;
내 흉내를 낸다고 국민체조를 엉터리로 따라하는 울 영감.
결혼 후에 체중이 8킬로그램이나 늘었다는…ㅋㅋ

북경 Terry Fox 자선 마라톤

        

평소 한국에 있을 때 ‘동네 한바퀴 달리기’는 커녕, 운동이라면 질색을 했던 내가 남편의 취미에 부응해 마라톤에 참가신청을 했다.^^ 컨디션이 갑자기 나빠지는 바람에 등록만 해놓고 결국에 뛰지는 못했지만, 남편과 시누이, 그리고 몇몇 중국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마라톤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도 구경하고, 마라톤의 진행과정과 분위기를 같이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오늘 (2006. 9. 23.) 열린 마라톤은 캐나다 대사관에서 주최하는 ‘Terry Fox 희망  마라톤’이었다.
암연구를 위한 기금을 모금하기 위한 자선 마라톤으로 뛰어도 되고, 걸어도 되고, 자전거, 인라인 스케이트 혹은 휠체어, 유모차를 타고 가도 되는, 그야말로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마라톤이다. 
이 대회는 골수암에 걸려 오른쪽 다리를 절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같이 암으로 투병중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암 연구를 위한 기금모금의 목적으로 캐나다 전역을 달리다 사망한 Terry Fox라는 청년의 뜻을 기리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전세계 50여개국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물론 열리고 있다. 참가비는 따로 없고 기념 T셔츠를 사거나 직접 기부금을 내거나 하는 방식을 통해서 암 연구 기금모금에 일조한다.

       

흰 가운을 입은 간호전문학교 학생들도 단체로 참가하고, 유니폼을 귀엽게 차려입은 꼬마들도 인라인을 타고 참가하고, 심지어는 애완견까지 데리고 나와서 같이 뛰더라ㅋㅋ

 

직접 뛰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이제껏 해보지 못한 북경에서의 새로운 경험과 젋은 캐나다 청년의 훌륭한 정신만큼은 잊지 못할 하루였다.

P.S. 10월 15일에 열리는 ‘북경 국제 마라톤 대회’ 8km코스에 덜컥 등록해 버리고, 오늘에서야 알려주며 씩 웃으면서 하는 말. ‘다음 번엔 꼭 같이 뛰자!’ 엄경희, 과연 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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