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Nov 2006
by filmkillerin 중국, 중국생활
중국TV는 넓은 땅덩어리만큼이나 채널도 참 많다.
그런데 아무리 손가락 품을 팔아 리모콘을 눌러대도 그 많은 채널중에 볼만한 것이 정말 없다.
중국어공부를 위해 재미를 좀 붙여보려고 하는데, 재미삼아 볼 수 있는 드라마는 주로 내 취향과 많이
동떨어진 무협사극인 경우가 많고, 오락이나 시사프로그램의 진행방식이나 무대도 흥미를 끄는 것이
없어 꾸준히 봐주기가 힘들다. 그나마 더빙한 한국드라마를 보곤했는데, 요즘엔 신작수입제한때문에
‘목욕탕집 사람들’ ‘굳세어라, 금순아’ 같은 예전 것들만 반복해서 재방송하니 볼 게 없긴 마찬가지.
그래서 주로 DVD를 사서 보거나 컴퓨터에서 다운받아 보곤했는데, 어제 드디어 위성TV를 설치했다.
CNN, BBC, NHK, HBO, AXN, National Geographic, MTV, Animax, 수많은 대만과 홍콩 채널….
그리고 MBC!!!
원래 CNN채널 등을 열심히 보며 영어공부를 하는 것이 위성TV를 설치한 주요한 목적이었지만,
막상 설치를 하고 나니 주로 보는건 한국방송과 HBO같은 영화채널이다.
아주 오랜만에 초등학교 시절의 TV영웅 맥가이버 아저씨를 보다가, 그동안 한참 못봤던 CSI도 보고,
채널을 돌리다가 일본 성인영화에 눈이 땡그래졌다가, 고현정이 나오는 ‘여우야, 뭐하니’를 본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많은 채널들이 자막없이 영어로 방송되는데, 중국에 사는 2년 동안 이제는
영어보다 중국어를 듣는게 더 익숙해져서 아주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알아듣지를 못한다는 것.
그리고 기왕이면 나머지 두 공중파 KBS와 SBS도 다 볼 수 있다면 원이 없을텐데.^^;
위성TV를 설치하면서 알게 된 두 가지 사실.
중국에서는 위성TV설치가 불법이란다. 단, 홍콩, 마카오 사람들은 신청이 가능하다.
우리집에도 처음 설치할 때 관리사무소에서 안된다고 얘기하더니 내가 외국인인 덕분에 별 문제가
없는 듯하다.
다른 하나는 비용의 저렴함이다.
설치비 중국돈 1,900원(1원=약120원, 한화로 약23만원), 시청료는 1년 200원(한화 2만 4천원).
한국에서 스카이 라이프를 설치해 본 적이 없어서 설치비가 얼마인지는 몰라 이 정도의 금액이 그리
싸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한국에 있을 때 집에서 보던 케이블 TV 시청료가 한 달에 8천원 정도였던걸
생각해보면 시청료는 확실히 저렴한 것같다.
가뜩이나 DVD를 보느라 하루종일 TV를 끌어안고 살았는데, 이젠 밥 먹을 시간도 아깝게 생겼다.
<주몽>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을 다음주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31 Oct 2006
by filmkillerin 끄적끄적, 중국생활
지난 27일로 북경에 와서 살게 된지 벌써 2년이 됐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2년 동안 잘 지내는 것 같다가도 느닷없이 외로움으로 기분이 바닥을 칠 때가 있었다.
특히나 멀쩡한 사람도 우울하게 만드는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면, 움츠린 어깨만큼이나 마음도 활짝 열리질 않는다.
계절탓일까… 참 우울하다.
어느 수준이상으로 더 늘 생각을 않는 중국어 때문에 우울하고,
끝도 없이 익숙해지려 노력해야하는 낯선 환경때문에 우울하고,
이전만큼 자유스러울 수 없는 결혼생활때문에 우울하고,
보고싶은 가족들과 친구들을 맘대로 볼 수 없어서 우울하다…
내 키만한 이민가방을 끌고 의욕과 설레임으로 가슴이 두근대던 2년전 그때…
그때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17 Oct 2006
by filmkillerin 끄적끄적, 중국, 중국생활
어제 북경에서 열린 국제 마라톤에 참가했었다.
프로 선수들과 세계 각국에서 온 마라토너들, 수많은 대학생들과 일반 시민들이 참가했는데,
그 수가 자그마치 2만명을 초과했다고 한다!!!
코스는 4km, 8km, 하프, 풀코스 모두 4종류.
처음 참가하는 주제에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8km에 도전!
평소에 연습도 별로 못해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가뿐히 완주했다.V^^V
비록 풀코스의 마라톤은 아니었지만, 워낙에 운동은 힘들지 않을 때까지만 하고 마는 것이 신조였던 내게
어제 마라톤의 완주는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나를 앞질러가는 사람들을 따라 잡아 빨리 뛰고 싶어도, 숨이 차고 견디기 힘들어 다른 사람들처럼 걸어가고 싶어도
처음부터 시작했던 그 속도 그대로, 그 자세 그대로 꾸준히 쉬지 않고 달리면 언젠가는 원하는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다는 쉬운 진리가 어제만큼 뼛속깊이 실감된 적이 없었다.
특히 완주하고 난 후의 성취감과 자신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힘든 고생을 사서하는지 이제야 조금은 알 것같다.^^
<굴렁쇠를 굴리며 달리던 80세 할아버지> <한국에서 뱅기타고 날아온 마라톤 동호회 아저씨들>
11 Oct 2006
by filmkillerin 중국, 중국생활

중국 사람들은 추석이 되면 참기름세트나 과일을 선물하지 않고 ‘월병(月饼yuebing위에삥)’ 을 주고 받는다.
위 사진은 중국 친구에게서 받은 가장 크고 화려한 월병. 홍콩회사에서 만든 것인데, 쇼핑백에서부터 박스까지 번쩍번쩍 호화판이다.
모두 금딱지를 두른 종이박스로 포장이 되어 있는데 가운데 있는 제일 큰 두 개는 박스 예쁜 꽃모양으로 되어 있고 활용하기 좋아 지금은 내 화장대 위에서 악세사리통 노릇을 하고 있다. 겉은 이렇게 화려하지만, 맛은…. 사실 그저 그렇다. 그럭저럭 먹을만은한데 속에 있는 팥앙금같은 것이 너무 달아서 하나만 먹어도 물려서 더 먹기 싫은 그런 맛.
그래도 속에 들어가는 재료는 참 다양한 것이 많다. 호두나 땅콩같은 견과류가 들어간 것도 있고, 계란 노른자를 넣은 것도 있고, 심지어는 전복 말린 것이 들어간 것도 있다. 하지만 맛은 팥앙금이랑 섞이면 거의 비슷한 듯.
그나마 올해 추석에 먹은 월병중에서는 아이스크림 월병이 제일 먹을만했다. 겉은 빵이 아니라, 초콜렛으로 싸고 안에는 바닐라, 딸기, 커피맛 등 갖가지 맛의 아이스크림이 들어 있는,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은 떡이었다. 아쉽게도 먹는데 정신이 팔려 사진찍을 생각은 다 먹고 난 다음에 했다는…^^;
아직도 선물받은 월병을 다 처리하지 못해서 간식으로 하나둘 먹고 있는데, TV에서 뉴스를 보니 월병회사들도 다 팔지 못한 상품을 처리하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이다. 영감의 말로는 몇년전 한 월병회사가 전년도에 쓰다 남은 재료를 폐기하지 않고 다시 써서 팔아 발각된 적이 있다는데, 혹시 지금 내가 먹고 있는 것도 작년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워 갑가지 먹기가 싫어졌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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