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Jun 2004
by filmkillerin 영화

난 기본적으로 전쟁 영화를 별로 즐기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전을 방불케하는 엄청난 규모의 전쟁씬을
혀를 내두르며 감탄하지만…
실제 상황처럼 총을 쏴서 피와 살이 튀고,
폭탄에 맞은 머리와 팔다리가 날아가고,
칼로 찔린 상처를 큰 화면에 들이대고 보여주는 것에
내 돈을 들이며 괴로워하고 싶진 않으니까.
그래도 이 영화를 내게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로 만들어 준건
극중 남자 주인공들의 비교 연구해 볼만한 캐릭터때문.
브래드 피트 – 아킬레스 역
나가는 전쟁마다 승리로 이끄는 용맹스런 전사지만
왕의 지나친 욕심에는 반항도 할줄 알고,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는
나라를 배신하고 목숨을 걸면서라도 그녀를 지키려는 대빵 멋진 남자!!!
베드신에서 언뜻언뜻 비치는 그의 멋진 몸매는 혀를 내두를만하다.
어찌나 섹쉬하던지…
에릭 바나 – 헥토르 역
아버지를 존경하고 동생과 자신의 아내,아이를 사랑하고 지켜내는 듬직한 남자.
아킬레스의 복수를 당연한 운명으로 받아들일 줄도 아는 그를
어찌 멋지다고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올란도 블룸 – 파리스 역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얻기 위해 나라를 위기에 몰아 넣고
그녀의 남편과 결투를 하지만 형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건진 나약한 남자.
마지막에는 우리의 섹쉬남 브레드 피트를
‘반지의 제왕’에서 오랫동안(1편부터 3편까지) 갈고 닦은 활실력으로 죽이는
짜증나는 넘!!!
아무리봐도 그 갈색에 아짐마 빠마머리는 그를 구리게 보이는데 너무 큰 작용을 한듯…
역시 그는 긴 스트레이트 금발이 최고다.
세 남자의 캐릭터를 연구한 결과에 따른 단순한 내 결론은
연애는 ‘아킬레스’와 같은 남자랑 하고
결혼은 ‘헥토르’같은 남자랑 하고 싶다는거 ㅋㅋ
P.S. 전쟁의 비장함을 나타내는 곡 소리같은 여자 성악가의 노래소리는
이런 영화에 참 자주 등장한다.
헐리웃 영화음악가들아, 이젠 좀 새로운 것좀 해봐라.
넘 구태의연하구 지겹더라.
03 Jun 2004
by filmkillerin 영화

1. 두 여자와 두 남자가 있는데,
두 남자 모두 한 여자만을 좋아하고 (공주)
다른 한 여자는 싫다는 남자를 집요하게 놓지 않는다. (악녀)
난 공주가 되어 본 적이 없어서인지
예쁜 탤런트 데려다 공주만들면 짜증난다.
2. 부모의 원수지간인 남녀가 사랑하게 된다.
이런 소재 그만 울궈먹을 때 된거 아닌가…?
3. 정혜영이 말끝마다 ‘우리 윌’하믄 정말 딴데 돌리고 싶다.
4. 에릭이 ‘뭐 타는 냄새 안나요. 지은씨를 향한 내 맘이 타고 있는데’
대충 그런 닭살돋는 멘트를 할때마다 넘 웃기다.
새삼 연기라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5. 우리의 주인공들은 항상 넘 완벽하다.
이은주는 집이 가난해도 예쁘면서 영어도 잘하고 일시키면
항상 잘한댄다.
‘우리 윌’은 가난했지만 이젠 돈도 많이 벌구 일도 잘하구
위기가 터지면 맨날 컴 쪼끔만 보구 전화하면 다 해결된다.
계속해서 트집을 잡아보려구 했는데 더워서 더는 못하겠다.
아마 <불새>가 이렇게 싫어도 궁시렁대며 자꾸 보는건
맘에 안드는 걸 더 찾아내려는 내 삐딱함 때문이 아닐지 ㅋㅋ
03 Jun 2004
by filmkillerin 영화

사진이 넘 야한가…?
본지는 좀 됐지만 이 장면의 민망함이
참 잊혀지질 않는다.ㅋㅋ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서
좋아하게 되고 오해하다가
결국엔 다시 사랑을 확인하는
너무나 평범한 로맨틱 코메디.
하지만 이 영화엔 벤 스틸러가 있다.
너무나 로맨틱한 이야기지만
너무나 로맨틱하지 않게 생긴 남자 주인공..
그것이 내겐 영화를 오히려
현실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숨막힐듯 멋진 외모와 부드러운 미소 혹은
강렬한 눈빛과 야성미를 갖춘 남자가
완벽한 매너로 여자에게 다가가는 것보다는,
숏다리에 다소 특이한(?) 몸매라도
몸치임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살사를 배워
여자친구를 감동하게 할 줄 하는
그런 남자 주인공이 더 멋지다.
정말 다시 한번 생각해도 이 영화에서 그의 춤사위는
많이 부담스럽고 느끼한 이혁재의 그것과 넘 닮았다.ㅋㅋㅋ
28 Apr 2004
by filmkillerin 영화

2001년 6월.
“나중에 후회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해 보겠다.”라는
잔뜩 힘들어간 포부과 함께 찌들어있던 회사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보기만해도 좋았던 영화에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되었다.
급기야 매주 한글자도 놓치지 않고 정독하던
영화잡지 ‘씨네21′에도 얼굴을 내밀 수 있었다.
내가 나왔다는 그 사실자체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지만,
나에 대한 기사내용의 상대적 빈곤과 허접함에 치를 떨었지…
거기에 작은 키와 평범한 얼굴이 나온 사진이 한몫 더하구^^
인터뷰에 응했던 우리들의 부덕함인지
기사를 정리한 기자의 센스없음인지는 모르겠지만
매번 읽을때마다 정말 맘에 들지 않는다.
내 자신에 대한 것이라 내가 객관적이지 못한 걸까?
사실 부끄러워 누구에게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지만
내 생애에 있어 기념할만한 순간이었기에 올려본다.
….
그 다음해인 2002년에 난 같은 팀에서 팀장을 하게 되었다.
2년 동안 난 오랫동안 간직만 하던 꿈을 잠깐이라도 이룰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우린 이제 죽었어요, 아주 즐거워요”
스탭25시/ 부천영화제 초청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열리는 복사골문화센터에는 올해 널찍한 카페가 문을 열었다.
영화제 기간 VIP 게스트라운지로 쓰일 곳.
이제 얼마 뒤면 국내외 여러 감독, 배우, 배급업자들이 모여들 그곳에,
그들을 9일간의 축제로 불러모은 사람들이 한데 모였다.
부천영화제 초청팀장인 오가원씨, 팀원 남숙희, 정수진, 엄경희씨.
한층 위 영화제 사무국에서 일하는 이들은
사실 한자리에 모였다는 말이 적합하지 않을 만큼 매일매일을
문화센터 안에 마련된 기숙사에서 숙식을 함께하며 일하는 사이다.
“믿기지 않아요. 벌써 다음주 목요일이면 개막이라니.”
오가원 팀장이 믿기지 못해하는 영화제 개막은 앞으로 8일이나 남았지만,
5월부터 준비해온 초청업무를 마무리하기에 숨가쁜 시간이기도 하다.
“우린 이제 죽었어요”,
영화제가 시작하면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되게 바쁜 날들이 될 거라며
걱정하는 눈치는 잠깐,
“영화제 스탭은 아주 즐거운 일이에요”라는 이들은
영화제를 진정으로 즐기는 젊은 시네필들이었다.
이들이 부천으로 모여든 데에는 저마다 다른 ‘사연’들이 있었다.
오가원 팀장은 다큐멘터리 구성작가 출신.
대중적인 것에 관심이 많아 서양화를 전공하던 학교 때부터
팝 아트를 좋아했던 그녀는 TV로 진출, KBS <일요스페셜> <세계는 지금> 등
교양프로 작가로 일하다가, 시청률 압박이 없고 좀더 자유로운 영화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녀의 꿈은 영화프로듀서.
영화판권을 다루는 회사인 알토미디어에서 일하다 관두고 쉴 무렵,
친하게 지내던 송유진 프로그래머가 그녀를 부천으로 ‘초청’했다.
그런가하면 ‘섭외의 여왕’ 남숙희씨는 ‘영화제판’ 토박이인 셈.
문화학교 서울 연구팀에 소속되어 있는 그녀는
인디포럼, 퀴어영화제, 십만원비디오영화제 등에서 꾸준히 일해왔고,
부천은 1회부터 계속 프레스 아니면 게스트로 방문했다.
한국영화 걸작회고전의 게스트섭외를 맡았는데
<김약국의 딸들>의 배우 김동원씨, 유현목 감독 등
모시기 어려운 게스트들을 잘도 섭외해 ‘섭외의 여왕’으로 불린다고.
팀에서 가장 어린 정수진씨는 대학 시절부터 방학마다
친구들과 단편영화를 만들어온 독립단편영화계의 ‘실력파 조감독’이다.
올 이스트만 단편영화제작지원 당선작인 이지행의 <봄산에>가
그녀가 조감독으로 참여하는 다음 작품이다.
오가원씨와 친분이 있는 관계로 ‘캐스팅’됐다.
남숙희씨가 초청팀의 대외업무에 능숙하다면,
정수진씨와 엄경희씨는 내적으로 오가원 팀장의 손발이 되어주고 있다.
자원봉사자 모집원서를 냈다가 ‘엑셀을 잘해’ 전격적으로 스탭이 된 엄경희씨는
수많은 우편물을 발송해야 하는 초청팀에서 꼭 필요한 일인 엑셀업무의 전문가다.
“영화 일을 하고 싶어 회사를 관뒀는데 하는 일은 똑같아요”라는 말에,
“어디든지 하는 일은 다 같다. 콘텐츠가 다를 뿐”이라고 팀장이 다독이는 말을 건넨다.
출품작의 감독과 출연배우를 섭외, 초청하고,
‘범영화인’들에게 ID카드를 발급해서 보내는 일,
개폐막식 초청장을 보내는 일, 해외 게스트들이 머물 숙소부터 자동차 렌트까지 해당업체를
선정하는 일. 수행통역자를 비롯한 영화제 스탭과 자원봉사자를 면접으로 뽑는 일.
영화제의 초청팀이 하는 일은 한마디로
“관객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들에 관한 갖가지 일”이다.
영화제가 얼마나 많은 영화인들이 운집하는 곳인지 아는 이라면,
이들의 일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게다.
“대부분 일들이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으로 이루어져요.”
바쁘고 정리가 잘되지 않는 영화제 업무 특성상, 팀간에 마찰이 있을 수도 있지만
올해는 팀간에 서로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사이가 좋은 게 또 하나의 복이라고.
영화제가 시작하면 정말 거대한 ‘폭발’이 이들의 전화로, 발품으로 찾아들 테지만,
이들은 오히려 그 폭발을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영어는 다 잘하시겠어요”하자
“음, 한국 게스트 담당은 한국어를 잘하죠”라는 대화를 끝으로, 이들과의 만남을 접었다.
글 최수임 기자 sooeem@hani.co.kr
사진 이혜정 기자 hyejung@hani.co.kr